제이에이치이엔지

  결혼 후 신도시 이주, 마트 한 번
 가려다 결심한 장롱면허운전연수 도전
기  이제는 운전해야만 하더라고요결혼
과 동시에 신도시로 이사를 했어요. 
지하철역은 멀고, 마트 하나 가는 데
 왕복 2시간씩 걸리더라고요. 처음엔
 걸었고, 그다음엔 택시를 탔어요. 
그런데 매번 요금이 장난이 아닌데다,
 아이 생기면 어쩌지? 하는 걱정도 
스멀스멀 올라오더라고요. 면허는 있었


죠. 10년 전, 젊음의 기세로 땄던
 그 면허. 하지만 그걸로 운전대를 
잡은 건 단 한 번도 없었어요. 장롱
 안에서 먼지 쌓인 면허증을 꺼내며,
 드디어 결심하게 됐어요. 장롱면허운
전연수, 진짜 해봐야겠다고요.  운전
은 머리로 하는 게 아니라 몸으로 외
우는 거더라고요연수를 시작한 첫날, 
가슴이 쿵쾅거리기 시작했어요. 강사님
께 저 완전 초짜인데 괜찮을까요?라고


 여쭤보니, 웃으면서 그게 오히려 낫
다 하시더라고요. 괜히 안다고 덤빈 
사람보다 낫대요. 첫 시간은 핸들 잡
는 법부터 출발, 정지까지. 발을 어
디에 두어야 할지도 헷갈렸어요. 심지
어 사이드브레이크가 뭔지조차 가물가물
했어요. 그만큼 저는 장롱면허운전연수
의 진짜 대상자였던 거죠.이 연수는 
단순한 코스 숙지가 아니었어요. 내비
게이션 없이 직접 도로를 읽는 법, 


백미러로 뒤차 간격 보는 요령, 주차
할 때 스티어링을 어느 타이밍에 돌리
는지까지 하나하나 몸에 새기는 훈련이
었어요. 특히 시동 걸고 기어 바꾸는
 순서를 매번 틀려서 한동안은 차량이
 부르르 떨다 꺼지기도 했어요. 그때
마다 강사님은 떨어져도 괜찮아요, 다
시 해봐요라고 격려해주셨어요. 장롱면
허운전연수는 단순히 기술 전수가 아니
라, 두려움을 받아주는 심리적 여정 


같았어요.도심 코스 주행은 제일 어려
웠어요. 좁은 골목, 갑자기 튀어나오
는 오토바이, 경적소리에 멘붕이 왔어
요. 하지만 강사님은 언제나 브레이크
는 곧 당신의 안전벨트입니다라고 말씀
하셨어요. 결국 그 말이 믿음이 됐고
, 브레이크에 발을 얹는 게 겁이 아
니라 습관이 되었어요. 특히 주차 연
습에서는 그간 남편 차 몰래 시동만 
켰던 날들이 머쓱해질 정도로 많은 걸


 배웠어요. 몇 번은 기둥을 박을 뻔
했는데, 브레이크 타이밍 덕분에 겨우
 멈췄죠. 그때 실전 중심의 장롱면허
운전연수가 왜 필요한지 절감했어요. 
 두려움을 없앤 건 연수가 아니라 익
숙함이었어요이 연수가 끝난 뒤 저는 
처음으로 마트를 내 차로 다녀왔어요.
 트렁크에 쌀을 넣고, 시동을 걸고,
 GPS를 안 보고도 집으로 돌아오는
 길. 그때 느꼈어요. 장롱면허운전연


수는 운전을 배우는 과정이 아니라 내
 일상 속 도구를 되찾는 과정이구나.
 단순히 기술을 익히는 것이 아니라,
 공포를 일상으로 바꾸는 연습이었어요
.6년 전까지만 해도 나는 평생 대중
교통만 타도 돼라고 말했는데, 지금은
 다음엔 어디를 가볼까? 생각하고 있
어요. 장롱면허운전연수는 저에게 작은
 독립심을 선물해줬어요. 물론 아직도
 고속도로는 망설여지고, 완벽하다고는


 할 수 없어요. 하지만 이제는 도전
할 수 있어요. 다음 주에는 아이 장
난감 사러 혼자 이마트에 갈 거예요.
 그렇게 조금씩, 바퀴를 굴리며 나아
가 보려 해요.